팀원의 상태 변화를 잘 알 수 있을까?

각 포켓몬의 머리 위에 떠 있는 아이콘과 하단의 UI를 통해 캐릭터의 체력과 상태 등을 알 수 있다.

최근 포켓몬 퀘스트라는 게임을 해봤습니다. 3마리의 포켓몬이 뭉쳐 상대 포켓몬들과 싸우며 경험치를 쌓고 새로운 동료를 모으는 게임입니다. 게임을 진행 중일 때 포켓몬의 체력, 공격력 외에도 마비, 화상, 잠듦 등 현재 상태가 어떤지 보여줍니다. 상태를 UI로 바로바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라운드 난이도에 비해 어떤 포켓몬이 약한지 혹은 이번 라운드가 어떻게 될지 가늠할 수 있고, 만약에 죽게 되면 다음 라운드에서 더 적합한 포켓몬과 아이템을 세팅해 더 수월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갑작스럽지만, 자신이 포켓몬이라고 생각해봅시다. 함께 일을 하는 동료는 어떤 상태로 일을 하고 있는지 잘 아시나요? 그들은 지금 하는 업무에 대해 보람을 느끼며 하고 있을까요? 게임과 달리 현실에서는 자주 마주치며 대화하더라도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나 그리고 협업하는 동료가 얼마나 행복한 스프린트를 보내고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연말 맞이 2017년 디자인팀 회고

스포카에서는 스프린트를 도입한 지 4년 정도가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는 생경함이 있었는데 그간 IT 스타트업에서 스프린트로 일하는 팀이 많아져서 현재는 흔한 업무 방식이 되었다고 느낍니다. 애자일 회고도 2014년 즈음부터 하기 시작했습니다. 팀별 주기는 다르지만, 디자인팀의 경우 월간으로 애자일 회고를 하고 있었습니다.

보통 스프린트 회고에서는 다음 스프린트를 성공적으로 만들기 위한 목표를 세웁니다. 가령 일의 양을 가늠하기 쉽도록 이슈를 더 작은 단위로 나누어서 하자거나 이슈가 예상보다 훨씬 방대한 양이라면 팀원이 제동을 걸어 단기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등이 있겠습니다.

팀 관리 고민을 타파할 방법을 찾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스포카 디자인팀은 공통적인 스프린트 목표를 세운다는 것이 쉽지 않았고 기존 전통적인 회고 방식이 뭔가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챕터(직군)보다 스쿼드(제품 팀)로서의 업무가 더 중요한 방향으로 사내 업무 환경이 변화했고, 업무 외 상황으로 인한 피로감 때문에 멘탈 관리가 필요한 때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팀원들의 온도 측정이 디테일하게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스쿼드도 중요하지만 스포카 디자인팀은 챕터 간의 팀 빌딩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더욱이나 팀원들이 큰 좌절 없이 즐겁게 일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회고 주기를 주간에서 월간으로도 변경해보기도 하고, 아젠다 논의 시간을 더 가져보기도 하며 회고 형식을 지속해서 수정해나갔습니다.

그러다 다른 회사에서 해피아워라는 이름으로 점심시간마다 팀원들이 함께 식사하며 몇 가지 질문을 하면서 온도 체크하는 활동을 한다기에, 우리에게도 접목해보면 좋겠다 싶어 온도 체크를 중점적으로 할 수 있는 애자일 활동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스크럼과 애자일을 코칭해주는 회사인 Agilistic의 Christiaan Verwijs가 쓴 애자일 팀: 행복 메트릭스가 아닌 팀 사기를 측정하라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조직심리학을 전공하고 일 만족도와 조직 복지(well-being)를 측정하는 컨설턴트 경력자입니다. 최근에 써진 따끈따끈한 글은 아니지만, 시대를 타지 않는 글이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링크를 통해 읽어보시길 권장하지만, 간단히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행복은 측정할 수 없지만, 사기(Morale)는 측정할 수 있다.

애자일은 팀워크가 중요하고 인간적인 측면이 있기에, 행복한 팀은 꾸준히 효율적으로
 고품질의 소프트웨어를 제공할 것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행복한 팀인지는 어떻게 측정해야 할까요? Christiaan은 행복이라는 개념은 측정하기 유용하지 않다고 이야기합니다. 사람마다 행복에 대한 해석이 달라 각자 다른 의미의 응답을 줄 수 있으며, 어떤 사람이 행복하지 않다고 말할 때 일과 무관한 것일 수도 있고 팀에서 어떻게 해줄 수 없는 작업과 동떨어진 것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통계적으로도 행복을 측정하는 것은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팀이 얼마나 행복한지 어떻게 제대로 측정하는 걸까요? 바로 팀 사기(Morale)라는 개념을 이용하면 된다고 합니다.

  • 사기는 태스크 지향적이다. 현재 팀에서 수행 중인 작업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평가를 반영합니다.
  • 사기는 개인보다 팀 지향적이다. 팀이 얼마나 응집력 있고 잘 운영되는지 보여줍니다.
  • 사기는 행복을 포함하지만 좀 더 절묘하다. 사기가 높은 팀은 일반적으로 행복한 개인을 가진 팀입니다. 불행한 회원이 많은 팀은 사기가 낮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기에 높은 수준의 개념을 통해 행복의 일부를 포착합니다.
  • 사기는 기분에 덜 민감하다. 행복은 팀원의 현재 분위기에 매우 영향을 받기 쉽지만 팀 사기는 팀의 활동 방식보다 안정적으로 인식됩니다. 개인이 나쁜 날을 보냈더라도 팀 사기는 높을 수 있습니다.
  • 사기는 편견이 아니다. 행복의 척도는 사람들이 항상 행복해야 한다고 믿도록 편향되어 있지만, ‘사기’라는 개념은 덜 편향되어있습니다.

해피아워는 어떻게 하는 건가요?

앞서 소개한 Christiaan Verwijs의 글에서 소개하는 팀 사기 측정법을 저희는 해피아워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VD팀에서 2017년 9월부터 월간 회고 대신에
 주 1회 스프린트 회의 전에 하고 있으며, 현재는 VD팀이 속한 제품 팀에서도 자체적으로 전통적인 회고와 번갈아 가며 진행해보고 있습니다. 목표 도출보다는 팀원들의 감정을 이야기하는 시간으로 쉽게 말하면 온도 측정을 중심으로 하는 회고 포맷입니다. 그대로 사용하기보다는 저희 팀에 맞게 포맷과 진행방법을 최적화했습니다. 이를테면, Christiaan의 방법에서는 익명으로 진행하지만, 저희는 구두로 이야기하면서 합니다.

수정한 버전을 아래에 소개합니다.

해피아워는 언제 쓰는 게 좋을까?

  • (HR 부서 등에서) 팀 관리 보고나 모니터를 위해 팀 웰빙을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싶을 때
  • 태스크와 팀 프로세스에 초점이 맞춰진 더 섬세한 측정이 필요할 때
  • 팀원들은 괜찮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되지 않을 때
  • 히스토리를 쌓아 결과에 대한 더 깊은 분석을 하고 싶을 때

해피아워 진행 방법

  1. 각자 질문 당 1~5점으로 점수를 매긴다.
    • 지난 스프린트를 진행하면서 나는 활력이 넘쳤다.
    • 나는 지난 스프린트에 한 일들이 자랑스럽다.
    • 지난 스프린트에 한 일들은 나에게 도전적인 일들이었다.
    • 지난주 스프린트 이슈들이 나에게 적합하다고 느꼈다.
    • 지난주 스프린트에서 난관에 부딪혔을 때 빨리 회복할 수 있었다.
    • 다음도 지난 스프린트 같아도 오랫동안 계속할 수 있다.
  2. 돌아가면서 각 질문에 그 점수를 매긴 이유에 관해 이야기한다.
  3. 개별 의욕도를 계산한다. (점수 총합 / 질문 개수)
  4. 팀 전체 의욕도를 계산한다. (개별 의욕도 총합 / 사람 명수)
  5. 개인 혹은 팀의 낮고 점수와 높은 점수의 원인에 대해 질문 및 토의한다.
  6. 더 행복하고 의욕 있게 일하기 위해 다음 스프린트에 각자 시도해볼 포인트 1~2개를 말한다. (꼭 직무와 연관 있을 필요 없음)

참고로, 진행 과정 중 3~4번은 바로 팀의 평균 사기를 파악할 수 있도록 스프레드시트에 계산되도록 해 시간을 절약하고 있습니다. 또한, 해피아워는 상태 파악에 초점을 맞춘 포맷이기에 너무 길어지지 않도록 진행하고 다음 스프린트 계획에 참고하는 용도로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최첨단? 엑셀 시스템으로 팀 상태를 빠르게 파악 가능한 해피아워

해피아워 후기

그래서 정말로 팀 케어에 도움이 되었느냐 묻는다면, 해피아워를 여러 번 함께한 동료들의 아래 감상들을 읽어보시면 답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팀원들에 대해 잘 알 수 있다.

  • 매주 잠깐이나마 내 상태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 사람들 머릿속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있어 좋았다.
  • 누가 어떤 일에 특히 흥미를 느끼는지 알 수 있었다.
  • 같은 일에 대해 사람마다 점수가 다를 때 왜 그런 점수를 주었는지, 어떻게 서로 다르게 바라보는지 알 수 있었다.

팀 관리에 도움 된다.

  • 느낌이 숫자로 보이니 팀원들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 자연스럽게 업무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라 좋다.
  • 서비스 지표 관리하듯 팀의 사기를 엄격하게 관리하기는 어렵지만, 팀으로 일할 때 이런 식으로 터 넣고 이야기할 수 있는 장치가 하나쯤은 있어야 하는 것 같다.
  • 솔직하게 내 심정에 관해서 얘기하는 시간이 있으니까 더 팀원들을 신뢰하게 되고 팀 사기에 있어서 실제로 도움이 된다.
  • 회고는 목표 도출이 좀 애매할 때가 많아서 목표 도출을 위한 목표를 만드느라 머리 아플 때가 있었는데, 이렇게 바뀌고는
 서로의 감정이나 상태에 더 집중할 수 있어서 좋다.
  • 매주 해피아워를 하다 보니 서로 감정 상태의 추이를 대충 볼 수 있어서 다음 주의 기분/체력을 대강 예측할 수 있다.
 상태가 저조할 것 같다고 예상되면 그에 대해 대비를 할 수 있어서 좋다.

기타 의견

  • 탑다운 형식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나 결정권자가 없는 그룹에서는 회고 목표 세우기가 힘들기에 해피아워가 더 유용했다.
  • 해피아워는 단합하긴 좋지만, 일 처리 자체에 도움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 얼마나 균질한 일을 함께 하느냐에 따라 회고/해피아워 중 무엇이 더 적절한 스쿼드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글을 맺으며

해피아워는 회고와 성격이 다르고 대체재가 아니기 때문에 팀 상황에 따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해피아워를 반년 이상 진행하며 재미있었던 점 중 하나는 사람들은 날씨에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날씨가 좋으면 기본적으로 점수가 향상되더군요. 다른 회사 제품팀에서도 이러한 애자일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것들을 시도하고 계시는지, 여러분이 발견한 재미있는 점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고 나누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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