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카 제품팀에서는 2018 Women Techmakers Korea에 부스로 참가했습니다. 이번 부스 참가를 통해 실력있는 프론트엔드 프로그래머 한 분을 영입했습니다! 그 외에도, 많은 분이 스포카 부스 참가와 굿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셔서 기뻤습니다. 스포카에 대한 이야기를 SNS에서 종종 봤지만 회사 PR이나 채용행사에 참여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웹상에서 볼 때와 다른 경험이었습니다.

흔한 부스 참가 후기보다는 2018 WTM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 강연 내용을 간략히 전달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간략히 스포카 멤버들이 인상 깊게 들었던 강연 내용을 갈무리해 공유합니다. 아카이브 차원에서 SNS에 올라온 타래나 공유된 슬라이드가 있다면 함께 붙여보았습니다.

2개월 차 신입 백엔드 개발자의 따끈따끈 개발 썰 - 김은향

2개월 차 백앤드 프로그래머 김은향 님이 강연해주셨습니다. 주된 내용은 백엔드 프로그래머가 실무에서 실제로 하는 일은 어떤 것이고 어떤 식으로 일을 하게 되는지, 백엔드 프로그래머 지망생이나 아직 명확한 진로를 설정하지 못한 프로그래머 지망생에게 가이드를 주는 내용이었습니다. 소개해주신 업무 내용은 실제 상황들을 적당히 뭉뚱그린 일반론이 아니라, 실제 문제들을 구체적으로 해결한 사례들이었고, 이야기가 굉장히 재미있어서 이미 백엔드 프로그래머인 사람에게도 전혀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입사 직후에 그 회사 전체 제품의 작은 버전을 직접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어보는 프로그램이 인상적이고, 우리 회사에서도 입사 초기 프로그램에서 작은 버전 도도 제품을 만들어보아도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Djangogirls Seoul - 이미희

쟝고걸스는 코딩이나 프로그래밍이 낯선 여성들에게 워크샵을 통해 Django Girls Tutorial을 진행하여 코딩과 친숙해지도록 돕는 국제적인 비영리 단체로 한국에는 서울, 대전, 대구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강의를 진행하신 이미희 님은 지난 몇 년간 쟝고걸스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하며 여성 프로그래밍 경험을 돕고 있습니다. 워크샵을 진행하는 동안 코치는 절대 참가자의 코드를 고쳐주지 않고 참가자가 직접 수정하고 진행하도록 격려하며, 한 단계를 끝낼 때마다 코치와 참가자가 박수를 쳐주며 프로그래밍 계단에 한 발짝 오른 것을 응원해줍니다.

Djangogirls Seoul의 자세한 소식은 쟝고걸스 페이스북 페이지에 자주 올라온다고 합니다. 아래 트위터 타래에서도 더 많은 후기를 읽어보세요.

구글 여성 소프트웨어 캠프 - 이주희

최근에 구글 여성 소프트웨어 캠프에 참여하신 이주희 님께서 캠프에 참여하게 되신 계기 및 과정과 캠프에서 어떤 영향을 받으셨는지 소개해주시는 세션이었습니다. 크게 고민하지 않고 도전했던 행동이 예상보다 큰 결실로 다가왔다는 점을 강조하시면서 여러 가지 기회들 앞에서 미리 주눅 들지 말고 일단 도전해보라는 메시지를 전해 주셨습니다.

구글 여성 소프트웨어 캠프에 딱히 어떤 동기가 있어서 신청하게 된 것은 아니고 그냥 서울에서 시험을 보는 데 차비를 지원해줘서(ㅋㅋ) 시험을 보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구글 여성 소프트웨어 캠프를 거치면서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공부를 꼭 학교 안에서만이 아니라 회사에서도 계속할 수 있다고 생각하셨답니다.

시험 절차는, 코딩 문제 -> 면접 혹은 시험 -> 최종 면접 순입니다. 실제로 코딩문제에서 몇 문제 못 풀더라도 시험 같은 곳에서 만회하면 충분히 통과 가능하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참여하시라면서 동기를 유발하시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구글 정도 되는 내로라 하는 회사가 여성 엔지니어를 뽑기 위해 지속해서 투자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스포카에 적용해본다면 어떨까 생각하기도 했고요. 좋은 분들을 우리 회사에서 같이 일할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프로그램이 필요할지 고민해보게 돕는 강연이었습니다.

커리어에 데이터 사이언스 더하기 - 조은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백수가 된 백앤드 개발자 조은 님은 뒤쳐지고 싶지 않아 빨래, 청소, 설거지 등 집안일을 유튜브와 함께해 머신러닝 실력을 쌓으셨습니다. 그러다 이 분야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 이해를 돕는 비디오를 만들어야겠다 생각해 비디오를 만들기 시작하셨다고 해요. 아이가 학원에 가 있는 1시간 동안, 10분 내외로 찍고, 5분 이내에 커버 만들고, 편집 없이 비디오를 하나씩 만들어 늘려가 성과를 내고 있다는 내용을 들었습니다.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 문제와, 이를 타개하고 스스로 커리어를 쌓기 위한 생생한 실천사례를 들어서 좋았습니다.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는 과정에 있어서 하루에 단 30분이라도 작고 꾸준한 실천을 쌓아가는 것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상기했습니다.

우리 회사는 아직 출산과 육아에 직면한 여성이 없지만, 근 미래에 회사 차원에서는 이를 위해 어떤 실천과 노력이 필요할지, 스스로는 앞으로 어떤 것들을 주장하고 행동해야 할지 생각해보는 계기도 되었고요.

제목을 눌러 공유된 슬라이드를 보시면, 데이터 사이언스를 배우기 좋은 유용한 유튜버를 소개하고 있으니 참고해보셔도 좋겠습니다.

아래 트위터 타래에서 자세한 후기를 읽어보세요.

개발자 13년차, 여전히 서툰 - 조연

프로그래머로 13년째 활동 중이신 조연 님의 경험담을 공유하는 세션에서 인상 깊었던 일화를 공유합니다. 조연 님이 게임 회사에서 거의 기획이 다 끝난 프로젝트에 본부장 추천으로 비교적 늦게 참여해서 함께 일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내가 너무 주장이 강한 사람으로 보이면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에 적극적으로 일에 임하지 못하고 그만두셨다고 하는데요. 그땐 너무 쓸데없는 생각이 많았다면서 지금이라면 보다 적극적으로 일만 보며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여성이 센 캐릭터가 되는 고민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고, 이야기를 꺼내기 어려운 주제다 보니 오히려 이렇게 소리 내서 이야기해주시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신선했습니다.

나에게 맞는 커리어를 만들어 나가기 - 조경숙

조경숙 님은 커리어가 중구난방이라 소위 말하는 망한 커리어 패스를 가졌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프로젝트 PM을 시작으로 인프라 개발자를 거쳐 Java / Ruby 개발자까지. 대기업부터 사회혁신 벤처까지 아주 많은 곳, 다양한 분야의 경력이라 누가 보면 망했다고 말한다고요. 하지만 강연 내내 자신이 생각하는 전문성의 정의에 대해서 말씀해주시고, 이 전문성을 바탕으로 자신의 커리어 패스를 정리하는 내용으로 이야기를 풀어가셨습니다.

다양한 분야 경력이 이력서에 적혀있으니, 면접을 보면서 전문성이 무엇인지 묻는 말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연차, 프로젝트 투입 횟수 등 전문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회사마다 모두 다르고, 신기술은 계속 나오기 때문에 “전문성”이라는 단어도 정의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기술은 그것을 가진 사람이 일할 때 필요 때문에 해석되고 사용하는 요소지, 그 자체로 전문성을 담보하지 않습니다. 전문성은 “일의 맥락을 파악하고 완결성 있게 일을 끝내는 능력”이라고 합니다. 이는 [자비없네 잡이 없어]라는 책에서 정의한 내용인데, 이에 맞게 커리어를 생각해보니, 내 전문성이 무엇인지 쉽게 정리되었다고 해요. 한 가지 기술 스택을 파며 방망이 깎는 노인을 높게 사는 시대는 끝났고, 문제 해결 능력이 곧 전문성이라고요. 이런 정의를 알기 전에는 너무나도 불안해서, 아이를 낳고 산후조리원에서도 코딩하셨다고 합니다(…).

또, 직군에 맞게 이력서를 채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해 온 일을 맥락에 배치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내 일을 이해하고 내게 맞는 일을 찾아가기 위해서 일이 내게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다면 개발 언어, 조건, 직군과 상관없이 원하는 곳에 이력서를 넣어보며 도전 가능합니다.

내게 맞는 일을 찾기 위해, 여러 가지 일을 다양하게 일단 해보고, 내 핵심 스킬이 뭔지 생각하고(예. 뻔뻔함, 강한 멘탈, 리서치 능력, 꼼꼼함) 비슷한 주제를 고민하는 사람들과 재밌는 프로젝트/스터디를 해보라고 추천하셨습니다.

추가로, 만화평론과 컨텐츠 기획, 백엔드 개발 세 가지 일을 어떻게 병행하셨는지 궁금했는데 마침 Q&A때 다른 분이 질문 해주셔서 답을 들었습니다. 컨텐츠는 주2회 구두로 진행하고 프로그래밍은 아이들 재우고 11시부터 새벽 2시까지 하는 식으로 여러 가지 일을 틈틈이 하십니다.

아래 트위터 타래에서 후기를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패널 토크: 개발자의 길

Google의 강인선, 장인선, 신지민 님과 Kakao 조희주 님, Naver 김현미 님을 모시고 개발자로 사는 것에 대해 질문과 답변 형식 패널 토크를 진행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여성 개발자에게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이야기를 해주셔서 사회생활을 하는 여성 개발자 누구에게라도 도움이 될 답변이었습니다.

인상 깊었던 문구를 아래에 인용해봅니다.

탑클래스로 잘해야만 이 업무를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잘하고 싶은 마음가짐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 그 마음가짐이 실력을 가져온다. - 신지민

사회생활 초기에는 살인적인 일정이 반복되어 워터폴로 내려오는 게 불합리하다고 느끼지 않고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님을 알았다. 부당한 일이고 이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불합리함을 계속 얘기해야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지속했는데도 바뀌지 않는다면 퇴사를 하는 것도 방법. - 김현미

일단 발 담그고 나면 어떻게든 된다. 기회가 있을 때 주저하지 말고 잡자. 여자들은 남자보다 자기에게 더 좋은 제안을 안 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음. 늘 여성으로서 덜 도전하니까 조금 더 도전하도록 의도적으로 노력하는 편이다. - 장인선

거의 모든 분이 여성으로서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 언급하셨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본인을 “페미니스트 개발자”로 칭하신 분, 15년 차 프로그래머, 승진과 진급에 대한 욕망을 솔직하게 드러내셨던 분 등 다양한 상황에 있는 분들이 답변하신 내용을 들은 것만으로도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아래 트위터 타래에서 후기를 좀 더 읽어보셔도 좋겠습니다.

그 외


정리하며

2018 WTM은 여성 프로그래머를 위한 행사였지만, 디자이너나 QA, PO 등 타 직군에게도 임파워링 되는 내용이었습니다. 내 커리어를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도전하는 이야기가 많았고 이 이야기가 위인전 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내 주변, 동종 업계 동료, 선배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었기에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한편, 2018년 현재에도 한국 사회는 경력 단절 문제나 성차별 같은 문제가 여전히 만연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런 어려움을 개인의 노력으로 상당수 해결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도 있습니다. 이번 행사는 스포카 제품팀이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사내에서 적용할 수 있는 점은 무엇일지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올 상반기 내에 아주 작은 액션플랜이라도 실행에 옮겨보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2018 WTM 운영팀 분들과 연사분들, 부스에 방문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합니다. 또 비슷한 행사에 참여할 기회가 있다면 기꺼이 참여하고 싶고, 앞으로도 저희가 생각하는 가치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기회를 찾고 싶습니다. 스포카 제품팀은 테크 업계에 다양성이 중요하다고 믿으며, 더 많은 여성이 테크 업계에서 활동하기를 기대하고 지지합니다.

스포카에서는 “식자재 시장을 디지털화한다” 라는 슬로건 아래, 매장과 식자재 유통사에 도움되는 여러 솔루션들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더 나은 제품으로 세상을 바꾸는 성장의 과정에 동참 하실 분들은 채용 정보 페이지를 확인해주세요!